미 텍사스 초등학교서 총기 난사…학생 19명 포함 최소 21명 사망

동영상 설명,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대체 언제 “우리는 총기 로비에 맞설거나”고 연설했다

미국 텍사스주 남부 유밸디의 한 초등학교에서 24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으로 최소 어린이 19명과 성인 2명이 숨졌다고 현지 경찰 당국이 밝혔다.

총격범인 18살 샐버도어 라모스는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당국은 총격범이 권총, AR-15 반자동 소총, 고용량 탄창 등으로 무장했다고 밝혔다.

또한 총격범은 이날 자신의 할머니도 총으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지 언론들은 총격범이 텍사스 지역의 고등학생으로 보고 있다.

피트 아레돈도 유밸디 경찰서장은 현지 시각 오전 11시 32분 총격이 시작됐다고 밝혔으며, 총격범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레그 애벗 텍사스 주지사는 총격범이 차량을 버린 뒤 학교에 침입해 “끔찍하고도 이해할 수 없는” 총기를 난사했다고 밝혔다.

미국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살해당한 성인 중 한 명은 교사 에바 미렐레스라로 , 지역 웹사이트에 따르면 미렐레스는 대학생 딸을 두고 있으며 달리기와 등산을 즐기던 여성이었다.

사건이 발생한 텍사스주 유벨디의 롭 초등학교는 샌안토니오에서 서쪽으로 약 135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히스패닉계 학생들이 대부분으로, 등록된 학생 수는 500명 미만이다.

인근 지역 주민센터로 몸을 피하는 아이들

사진 출처,REUTERS

사진 설명,인근 지역 주민센터로 몸을 피하는 아이들

AP통신은 24일 사건 당시 가까이 있었던 미 국경순찰대원 한 명이 학교 현장으로 달려가 바리케이드 뒤에 있던 총격범을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국경순찰대는 미국 내 출입국 항을 지키는 연방기관으로, 멕시코 국경과의 거리가 채 80마일(128.7km)도 안 되는 유밸디는 국경순찰대가 배치돼 있다.

보도에 따르면 총격범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대원 2명이 총상을 당했다. 당국에 따르면 한 명은 머리에 총을 맞았지만, 이들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CBS뉴스는 총격범이 당시 방탄복을 입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 14일 뉴욕주 버팔로의 한 슈퍼마켓에서 총기를 난사한 혐의를 받는 18세 남성 역시 당시 방탄복 차림으로 반자동 소총을 소지하고 있었다.

유밸디메모리얼병원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어린이 13명이 “구급차와 버스를 통해”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유니버시티헬스병원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66세의 여성 한 명과 10세 소녀 한 명의 상태가 심각하나, 샌안토니오의 한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한편 롭초등학교에서 불과 몇 블록 떨어진 곳에서 희생자들과 생존자들을 위한 작은 기도 모임이 열렸다.

이 지역 주민인 칼라 보만은 잔뜩 갈라진 목소리로 해당 초등학교에 다니는 어린 딸의 생사가 불분명한 친구가 있다고 말했다.

보만은 “친구의 딸은 수술 중인지 사망했는지 알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현재 딸과 연락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희생자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울먹이면서 “이 상황을 믿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밸디 토박이라는 또 다른 지역 주민 셰릴 후하즈는 기도하는 동안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이런 악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어디에서 일어나든 그렇지만, 고향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니 더 힘듭니다.”

희생자들을 위한 기도 모임이 열렸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백악관 연설에서 반복되는 대규모 총기 사건에 “염증을 느낀다”며 총기 규제 강화를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체 얼마나 많은 어린아이들이 친구가 죽는 장면을 목격한 것인가. 마치 전쟁터에 있는 것처럼 말이다”라면서 “이들은 평생 이 기억을 지니고 살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사건의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백악관과 다른 연방 건물에 조기 게양을 명했다.

26일은 이 지역 학생들의 마지막 수업 날이었다. 그러나 현재 모든 수업 및 학교 활동이 올해 남은 기간 취소됐다.

24일 밤 열린 기도 모임에 참석한 지역 주민들
사진 설명,24일 밤 열린 기도 모임에 참석한 지역 주민들

한편 미국 교육 전문지 ‘에드위크’에 따르면 지난해만 26건을 기록할 정도로 미국에서는 교내 총기 사건이 반복해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미국 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학교 교육 커리큘럼의 일환으로 총격범 대응 훈련을 시행하는 곳이 많다.

2012년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 총기 난사 사건은 미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었다. 20세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26명이 숨졌는데, 이들 중 20명이 5~6세 어린아이들이었다.

한편 민주당의 크리스 머피 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은 24일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상원의원들의 안일함을 비난하며 하루빨리 총기 규제 법안을 통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머피 의원은 “우리는 뭘 하고 있는가. 다들 여기에 왜 있는 것이냐. 이렇게 눈앞에 존재하는 문제를 풀지도 못할 거면 말이다. 피할 수 없는 문제가 아니”라고 일갈했다.

“이 아이들은 그저 운이 없었던 게 아닙니다. 이런 일은 이 나라에서만 일어납니다. 다른 그 어떤 나라에서도 어린아이들이 오늘 총에 맞지 않을까 걱정하며 등교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 텍사스주 상원의원은 총기 규제에 대한 요구를 거부했다. 크루즈 의원은 “준법 시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일은 통하지 않는다. 효과가 없다. 범죄 예방효과가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미국 어린이 및 청소년의 주요 사망 원인은 총기 폭력으로, 자동차 사고보다 그 건수가 더 많았다.

FBI는 2020년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유행 이후 ‘액티브 슈터'(인구 밀집 지역에서 살인을 목적으로 총기를 사용하는 자)의 난사 사건이 2배 증가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 23일 내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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